2014. 4. 2. 22:10

우리집은 4층집인데 뒷베란다에 신발장을 놓아 두었다.

하루는 청소를 하려고 보니 신발장 주위에 비둘기 똥이

많이 있는 것이 아닌가!

평소 비둘기들이 자주 날아와 쉬었다 가곤 했는데

지저분하게  비둘기똥이 많이 있는것을 보고 짜증이 났다.

그런데 사건이 생겼다.

신발장을 번쩍 들어보니 그밑으로 나있는 야트막한 공간에

비둘기 둥지와 그 속에 제법 큰 새끼 비둘기 두 마리가

있는것이 아닌가!

너무 놀랍고 뜻밖의 일이라 어찌 할바를 모르다가

그 둥지를 들고 마당으로 내려가  나뭇가지와 풀숲이 우거진

곳을 골라 놓아 주었다.

그런데 위를 올려다 보니 엄마 아빠 비둘기로 보이는

두 마리의 비둘기가 새끼가 없어 진걸 발견하고

어쩔줄 모르고 비행하는 모습이 발견 되었다.

아고! 이걸 어쩌나..

그래서 생각 끝에 그둥지를 번쩍 쳐 들고 소리쳤다.

" 야들아~ 여기좀 봐라아--"

그 소리에 창문을 열고 이웃들이 다 내려다보고

무슨일이냐고 묻고 내려오고 하였다.

당황했던걸로 보이던  두 마리의 비둘기가 잠시후 새끼들과

눈이 짠 마주치는가 하더니 쏜살같이 날아왔다.

그래도 사람이 둥지를 들고 있으니 가까이 못오길래

좀 멀찍이 놓아 주었다.

그랬더니 그 감격스런 상봉 장면...

새끼들이 둥지에서 걸어나와 서로 부리를 쪼아대며 부벼대고

엄마 아빠 비둘기가 날개를 펼쳐 주었더니 그 속에 새끼들이

폭들어가 안기고..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다 나왔다.

추울까 걱정되어 쉐타도 가져다 둥지 주위에놓아주고 했는데

그런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 같았다.

그날 밤에 남편더러 그얘기를 했더니 아직 어린 새끼들을 바깥에다

갖다 놓았냐며 독하다고 핀잔을 주었다.

그러면서 도둑 고양이 잡아 먹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편치 않아 다음날 일찍 내려가 보았다.

그런대 그 둥지가 사라지고 없었다.

남편말대로 되었으면 어쩌지..

죄책감도 들고 며칠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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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제가 직접 겪은일이 아니고 어제 안양에 갔다가 들은 이야긴데

상봉장면을 아주 인상깊게 들어서 옮겨 보았습니다.

그 집은 제가 분당으로 이사오기전 살았던집이고 지금은 아랫집에 살았던

이웃언니가 옮겨와 살고 있습니다.

내가 살때도 방안 장농위까지 비둘기가 올라와 있곤해  ?아 버리곤 했었는

데 아무래도 비둘기 들이 그집을 좋아했나봐요.

정아가 어렸을땐 쌀도 뿌려주고 먹는모습을 딸에게 가까이서 구경시키기도

했었는데..

"언니.. 큰 비둘기들이 다른곳으로 둥지를 옮겼겠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진짜 그 새끼 비둘기들은 어찌 되었을까요??

 96.01.28

Posted by 풀빛피리